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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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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3,249회 작성일 2005-03-10 09:42

본문

고무신

   
                        시/김 석 범


칠흑 같이 깊은 밤,
암울한 세상, 차가운 냉기보다
더 검은,
신발이라 하기엔
너무나 초라했던 검정 고무신.


5일 장날,
두 평 남짓 신발가게 좌대,
한 쌍 나란히, 발 크기 순으로
입을 벌린 채, 쪼그리고 앉아
주인을 기다리는 검은 신발.


신발 헐어 발바닥 상처조차 몰랐던,
축구공보다 빨리 골대에 꽂혔던,
헤어진 신을 정겹게 손질하는
땜질장이의 훈훈한 정성,
흰 고무신 신은, 가게 집 녀석을
무척 부러워했던 지난 시절.


시골 저편 구석, 몸을 떨며
입에 먼지 가득 머금은 채
돌아다니는 신발 한 짝,
덧없이 지난 인생의 세월도
이미 단단해진 지난 추억도
짝 잃은 신발처럼 잊혀져 간다.


훗날,
뽀송뽀송 털신을 신고,
양털처럼 따뜻하고 가벼운
맑고, 밝은 아름다운 세상을
뛰어 다니고 싶다
영원토록. 
추천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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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조금만 낡아도
얼른 얼른 버리고 새것을 사는 세상이 되었지요.
예전에는 양말도 기워신고 신발도 땜질해서 신었는데....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행복마저도 돈으로 얼른 사서 채우려는 것일까? 
행복의 조각 조각들을 마음에 기워넣어야 하는데....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김성회님의 댓글

김성회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김석범 시인님 추억 속으로 유년 시절을 그리게 하는
아름다운 시 입니다.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어머님을 따라 장에 갔다
검정 고무신 한컬래 사주시면 아까워 신지도 못하고
아끼고 아끼다다 아버지가 신발 잊으버릴라 염려하여
벌것게 달군 못으로 구멍을 내는 날
참 많이도 울었지요. 복고복고 하니 우리도 검정 고무신 신든
그 시절에 순수한 사람으로 복고 되기를 바라여 봅니다....
너무도 좋은글 감상하며 오래도록 머물다 갑니다.

강병철님의 댓글

강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검정 고무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잘 감상 했습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어릴적. 검정 고무신은 아니지만. 흰고무신을 신었던게 기억이 납니다.
정말, 지금의 신보다. 편했고 딱 발을 감싸주었든 기억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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